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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부일기

그 동안의 준비와 경험,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by hobbiz 2021.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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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가 되려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한 지 이제 딱 일 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이번에 좋은 기회를 얻어 6월 1일부터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발자로 일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뭘 해야하나 고민 중인데, 우선 6개월간의 국비지원 학원 과정을 수료한 1월 초 이후로 무엇을 했는지 정리하며 반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해보려고 한다.

 

학원이 끝난 1월달에는 휴식을 좀 취하면서 개인적으로 흥미 있는 이론 공부를 조금 했다. 전공자들이 배우는 전공수업을 들어보고 싶어서 컴퓨터공학 전공 학점은행제를 신청해서 6개 과목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그 후 2개월 정도는 내가 혼자서 사이트를 만들어 배포할 수 있는 실력인지 궁금해서, 개인 외주작업을 진행했다.

작은 학원의 홈페이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이었는데, 처음으로 AWS 등 클라우드 서버를 사용해보았고 도메인 호스팅 등등 학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검색을 통해서 배워가며 진행했다.

 

오류가 왜 나는지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까 더 힘들었던 것 같은데, 다행히 전 세계의 같은 오류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글들을 해석하면서 겨우 겨우 진행할 수 있었다. (지구촌!!)

 

누가 보면 참 별 거 아닌거일텐데 사소한 오류와 간단한 사이트 제작을 가지고 시간이 많이 걸린 게 웃기기도 하지만, 그렇게 결국 사이트 하나를 만들어 냈고, 그 후 해당 사이트의 메타 데이터를 수정하고 검색광고를 진행하는 등의 추가 작업까지 맡아서 진행했다.

 

일단 사이트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면서 새로 배우는 것도 정말 많았고, 복습하게 된 것도 많아서 큰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새로 만든 사이트 덕분에 학원 매출이 10배 가까이 올라 보너스도 받았다! 돈을 떠나서 너무 뿌듯하고 보람을 느껴서 기분이 좋았다. 당시 이 공부를 계속 해야하나, 이 길이 맞나 고민이 들었던 시기였는데, 이 뿌듯한 느낌이 계기가 되어 확신을 갖고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3월 중순~4월이 되었다.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시간이 되었는데, 왜 이렇게 포트폴리오가 만들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학원에서 PPT로 화면 캡처를 하고 설명을 쓰고 이런 식으로 하라고 배우긴 했는데 그 작업이... 생각만 해도 너무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다. 팀프로젝트 할 때 오류 났었던 부분들을 혼자 고쳐서 완성하고, 사이트 시연을 녹화해서 유튜브 영상으로 만들어 홈페이지에 연결시키고, 코드는 깃허브로 들어가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영상에 목소리도 입히고 싶었고 자막도 달고 싶었지만, 일단 그런 건 하나씩 수정해 가기로 하고 사이트만 먼저 러프하게 완성시켰다.

 

그러고 나서 일단 사람인, 잡코리아 같은 곳에 이력서만 올려두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너무 많이 왔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다. 이쪽이 일이 많다고 듣긴 했는데 이 정도로 쉴 틈 없이 연락이 올 정도인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어 천천히 살펴보니 사람인 같은 경우에 이전 회사 경력이 직무에 관계 없이 '경력 5년' 이런 식으로 떠서, 경력 개발자를 검색할 경우 나도 같이 떠서 연락이 많이 오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른 직무라고 해서 5년 가까이 되는 이전 경력을 아예 안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자 이력서 제목에 비전공자이고 다른 업무 경력이 있다는 내용을 추가해서 적어두었다.

 

그렇게 적어두어도 이력서를 우연히 보고 흥미가 생긴 회사에서는 면접 제의가 꽤 들어왔다. 보통 내가 이전에 하던 일(유통, 의류, 학원 등)과 관계된 솔루션을 운영하는 회사나 그쪽에 프로젝트가 생긴 SI 회사가 많았다. 처음에는 직무만 맞으면 연락처를 공개하고 면접 제안을 받았는데, 면접을 보다 보니 회사 분위기가 너무 딱딱하거나 수직적인 느낌이 드는 곳에서는 일하기 싫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이도 많은 주니어 주제에 회사를 가려서 들어가는 게 철없는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마음에 드는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졌다.

 

그래서 회사를 정하는 기준을 어느정도 세우게 되었고, 자체 서비스가 있으면서 말랑말랑한 문화가 있는 회사를 위주로 찾았다. 그걸 만족시키는 회사는 많지 않았는데,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IT 위주의 대기업이거나, 말랑말랑한 스타트업이 대부분이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의 IT 기업의 경우 전공자들도 쉽게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실력과 학벌을 갖춰야 했고, 스타트업은 거의 다 경력자를 뽑기 때문에 어려웠다.

 

그래서 일단 코딩테스트를 준비해보기로 했다. 먼저 코딩 테스트로 먼저 거르는 네이버에 서류 지원을 했는데, 이전 경력을 다 적어서 서류에서 필터가 되었다... 하핳

아래와 같은 Q&A 항목이 있었고, 자격 요건에는 '2년 이하의 직무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쓰여있어서... 난 직무 경력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하고 그냥 다 적은 거였는데ㅜㅜ 그냥 직무 상관없이 연차로 거르는 것이었다... 이걸 보는 사람들은 나 같은 실수는 하지 마시길..!

 

그렇게 허무하게 네이버 코딩테스트 기회를 날렸다...ㅠㅠ 하지만 좋은 점을 생각해보면 같은 주에 정보처리기사 실기 시험이 있었는데, 이전에 항상 반문제씩 부족해서 떨어졌던 시험이라 그 시험공부에 좀 더 집중해서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6월 2일 시험 결과 발표인데 나와봐야 알겠지만 아마 합격하지 않을까 싶다.

 

정보처리기사 시험이 끝나고, 학점은행제 중간고사도 치루고나서 코딩 테스트 미련이 남아 카카오 채용연계형 인턴에 지원해보았다. 카카오는 서류를 하나도 안 보고 코딩 테스트로 먼저 거르는 시스템이었다. 프로그래머스에서 알고리즘 문제를 풀어보며 감을 익혔다. 코딩 테스트 공부는 하다 보니 의외로 재미있었다! 게임하는 느낌?ㅋㅋ

 

대망의 코딩테스트 날, 4시간 동안 5문제를 푸는 것이었고 뒤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듯했다. 문제를 슥슥 보니 최소한 세 개는 시간 내에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1번은 쉬워서 30분 만에 금방 풀었고 2번과 3번 중에 3번이 좀 까다로워 보여서 먼저 풀었다. 3번을 1시간 반 정도 걸려 겨우 다 풀어서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제출했다. 그런데 정확도는 100%가 나왔지만 효율성이 안 나오는 것이었다ㅠㅠ 멘붕이 왔다... 조금만 고치면 될 것 같은 느낌에 알고리즘을 계속 건드리다가 시간을 지체했다. 결국 효율성은 완벽하게 안 나오는 채로 2번으로 넘어가서 풀었다. 2번도 생각보다 오래 걸려 시간을 다 쏟아 풀어냈고, 결국 3번 효율성을 해결하지 못한 채 2.5 솔로 시간이 끝났다.

 

나중에 시험 본 분들과 오픈채팅방에서 얘기해보니, 3 솔이면 대부분 합격이었다고 한다. 역시 효율적인 알고리즘은 중요한 것이었다!!ㅠ_ㅠ 아쉽게 첫 코딩 테스트에 떨어져 아쉽긴 했지만, 동시에 약간의 희망이 보였다. 알고리즘을 좀 더 배우고 익숙해지면 붙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됐든 그냥 계속해보자 하면서 이것저것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장 봐야 하는 시험이나 자격증 같은 단기적인 목표가 잠시 사라지니 공부의 텐션이 약간 떨어진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한 스타트업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여기도 왠지 내가 경력자인 줄 알고 연락을 주신 것 같기는 했는데, 채용 사이트와 메일을 읽어보니 내가 흥미있어하는 사업분야였고, 막 시작하는 회사라 면접을 보기만 해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얻어갈 게 많아 보였다. 또 회사 홈페이지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아무 의견이든 좋으니 회사에 놀러 와서 얘기 나누자'라는 취지의 글도 있었기 때문에 면접이라기보다는 대화를 나눈다는 느낌으로 뻔뻔하고 편하게 면접을 보러 갔다.

 

1차 면접은 대표님과 기술팀장님 두분이 들어오셨고 역시나 내가 생각보다 경력이 없는 점에 놀라신 것 같기는 했는데, 그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재미있게 대화하고 올 수 있었다. 또 어떤 방향으로 다음 공부를 해야 할지 감이 오는 느낌이 들어서 만약에 떨어지더라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외로 연락이 다시 왔고, 어제 캐주얼한 미팅(?)이라 쓰고 2차 면접이라고 읽는... 만남을 하고 왔다. 대표님과 인성 면접 같은 주제로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는데 그냥 솔직하게 내 생각을 다 이야기했다. 그리고 나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그 자리에서 받게 되었다. 나중에 내막을 들어보니 원래 주니어는 뽑을 계획이 없으셨는데 잠재력을 보고 모험을 해보는 것이라고 하셨다. 원래 뽑으려고 했던 연차의 다른 분은 기존 계획대로 따로 뽑으시고 나는 +알파로 뽑는 것이었다. 그래서 본격적인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업무 관련해서 공부할 시간도 조금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우연한 계기로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시작단계에 합류하게 된 만큼, 그리고 아직 부족한 나를 믿고 베팅(?)하신 대표님과 직원분들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배워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입사 전까지 딱 1주일의 여유시간이 생겼는데 그동안 공부도 좀 하고 정리도 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동안 고생했고, 앞으로도 고생하자!!ㅋㅋ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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